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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여성리더십센터 창립 예배

<글로벌여성리더십센터> (이하에서는 글로벌 센터) 창립예배가 지난 7월 26일 서울 이화여자 고등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있었다. 글로벌 센터는, 미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여성국의 선교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아 한국과 해외에서 여성 지도력 개발과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2007년 3월 서울에 설립되었다.

미 연합감리교회는 1885년 메리 F. 스크랜톤 여사를 한국에 최초의 선교사로 보내 이화학당을 설립했으며 지난 120년간 420여명의 여성 선교사들을 보내 한국에 병원과 학교, 사회복지관을 건립하였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는 한국 기독교의 발전과 더불어, 미국은 한국을 선교의 대상 이 아니라 선교의 동역자로 생각해왔다. 글로벌 센터 설립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날 예배에는 한국 감리교단 관계자들, 교계의 담당자들, 한국 여선교회 전국연합회 임원단과 회원들이 참석했으며, 미국에서는 한인여선교회 전국연합회 이경신 회장, 김명래 총무를 비롯해 한인여선교회 회원 11명과 여성국 직원 두 명이 참석하였다.

이 날 창립예배에는 대한기독교 감리회 감독회장인 신경하 감독의 축사, 미연합감리교회 세계선 교부 여성국 김경자 회장과 한국여선교회 전국연합회 최은영 회장의 축사, 글로벌센터 이사장 오종남 박사의 환영 인사, 사무총장인 김혜선 목사의 설교가 있었으며, 한국 여선교회 전국연합 회 합창단과 이화여고 합창단의 축가가 있었다.

다음은 창립예배에서 김혜선 목사가 한 설교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김혜선 목사는 2007년 1월부터 「글로벌 여성리더십센터」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때를 위하여

오늘은 제가 체험한 하나님의 역사에 대해 간증을 하고자 합니다. 37년 전 제가 이화여고에 다닐 때 이화는 메리 스크랜톤(Mary Scranton)이라는 미국 감리교 여선교사가 한 불우한 여성으로 처음 시작한 학교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후 이것은 제게는 잊혀진 역사가 되었습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과 목회를 10여년 하다가, 1991년 우연히 연합감리교회 여성국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 곳이 121년 전 한국에 스크랜톤 여사와 그 외 수백 명의 여성 선교사를 한국에 보낸 기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21년 전 스크랜톤 부인이 한국에 올 때 그는 52세의 과부였습니다. 1907년 미국여성의 평균 수명이 49.9세였으니, 다들 그에게 한국에 죽으러 가냐고 한 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의 여성들도 대부분 고등교육의 기회가 없었고, 돈을 버는 직장여성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태평양 건너 중국, 인도, 한국 여성들의 비참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절약하여 선교하자"고 결단하고, 1869년 6명이 모여 시작한 것이 여선교회의 시작이었습니다.


내가 체험한 하나님의 역사

여성국에서 일하며 저는 한국의 여선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선교사의 자녀로 가장 힘들었을 때 대학을 가도록 4년간 장학금을 준 곳이 여선교회였습니다. 제가 감리교신학대학에 입학하던 1973년, 한국은 일인당 국민소득이 하루 일 달러를 처음으로 넘게 된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당시 한국의 여선교회 회원들도 돈이 남아서 선교를 한 것이 아니라, 참기름 짜서 팔고, 새우젓 떼어다 팔며 선교 기금을 마련하였고, 저는 그 선교의 수혜자였던 것입니다.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며 저는 여선교회에 빚진 것을 돈으로 갚아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선교회 회원들의 기도와 정성과 헌신은 돈으로는 갚을 수 없는 믿음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니다. 저는 미국 여선교회에서 일하며, "내가 이곳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니구나. 미국 이민사회를 위해 한인여선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시켜 두셨구나" 하는 마음으로 지난 16년간 열심히 일해 왔고, 그 감동적인 역사에 많은 한인 여성들이 동참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120년 동안, 한국 여성들은 한국기독교의 성장과 함께 큰 거목으로 자랐습니다. 이제는 미국과 한국의 여성들이 전 세계의 여성교육을 해나가는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120년 전 비참했던 한국 여성들과 같은 모습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의 역사도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이 때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꾼들을 준비시켜 주셨다고 확신합니다.

오늘의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력

「글로벌여성리더십센터」는 여성국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 이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오늘의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력을 저는 크게 세가지로 봅니다.

첫째, 글로벌 시대에는 어느 때 보다도 분별력 있는 책임과 헌신적인 지도력을 필요로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너무나 커서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테러리즘이건, 빈부 양극화 현상이던, 종교전쟁이던, 환경오염이던 간에 21세기의 문제들은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내가 저지른 일을 내가 책임지겠다는 결단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에 묻힌 수많은 선교사 이야기들 중 특히 Ruby Kendrick이라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Ruby는 한국에 선교사로 자원해 24살에 개성에 왔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도중 열병에 걸려, 제대로 일도 못해 보고 8개월 만인 190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죽기 전 그를 파송한 텍사스의 엡워스 감리교 청년회에 "내게 천 개의 목숨이 있더라도, 그 모두를 다 한국에 바치겠다"라고 편지에 썼습니다. 이 편지와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더 많 은 청년들이 한국에 선교사로 가겠다고 자원했습니다. 8개월도 못 살아본 먼 타향 한국에서, 가족도 없이 죽어간 Ruby의 말은 "한국이 좋다, 한국에서 살고싶다" 라는 개인적 감정에서 온 것도 아니고, 정든 친구들이 한국에 많이 생겨서 한 말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해 약속한 그의 신앙 고백이요, 자신의 삶에 대 한 책임이었다고 봅니다.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을지를 분별하고, 결단하는 책임 있는 삶 - 우리 인간이 이러한 책임있는 삶을 살아간다면 세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지도력

두번째로, 이 시대는 글로벌 시대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지구촌에는 다양한 문화, 인종, 언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공유하는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할 때가 왔습니다. 내 것만이 옳고, 나와 다른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내가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의 틀을 버릴 때가 왔습니다. 그러한 생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평화가 이 땅에 절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리교 최초로 해외 선교사로 파송 받으신 아버님을 따라 저는 어린 시절 30여 종족이 함께 사는 말레이지아 사라왁이라는 곳에서 살며 인종과 종교간의 갈등을 지켜보았고, 그 갈등 속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한 싸움이 일어나는지 보았습니다. 오늘날 여러 종족이 이웃으로 살아가는 현실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민자가 많은 미국에서 지난 30년을 소수민족으로 살아오며, 저는 인종차별의 고통과 비극을 깊이 체험하였습니다. 이제는 인간이 인종, 문화, 종교, 성 등의 차이점보다는 인간이 공유하고 있는 유사성에 초점을 두고 함께 공존하는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미래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꿈꾸는 지도력

마지막으로, 글로벌시대에는 미래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꿈꾸고 설계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천문학적인 양의 정보를 전 세계 누구나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5천년이 걸려 터득한 인간 지식의 양이 이제는 6개월 만에 그만큼 의 지식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나는 안다’ 라고 생각하자마자 우리는 과거의 세계에 묶여버리고 맙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시의 지도자들을 가장 심하게 비난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말씀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틀에 맞지 않아 하나님의 새로운 때를 분간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본문 누가 12:54-56에 보면 예수님은 그들에게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기상은 분간 할 줄 알면서, 왜 이때는 분간하지 못하느냐?" 하셨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세계를 아는 척하고 살면 우리도 위선자가 되겠지요. 우리는 모르면 불안하고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항상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때입니다. 새로운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아는 척 하는 것을 버리면 미래의 삶은 가장 신나고, 보람되고, 즐거운 일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19세기 한국의 여성교육도 그러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탐험의 정신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1세기에 태어난 「글로벌여성리더십센터」는 그러한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향해 떠나고자 합니다. 이러한 역사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을 큰 축복이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 망망대해로의 항해에 여러분을 다 초대합니다. 위해서 계속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우리들의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